‘외로움’을 쓴 문학, 읽고 나면 오히려 덜 외로워지는 책들
외로움이라는 감정, 여러분은 어떻게 마주하시나요?
어떤 분들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외롭다 하시고, 어떤 분들은 혼자 있어도 전혀 외롭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외로움을 꽤 오래 ‘적’으로 대해왔습니다. 뭔가 결핍된 상태처럼 느껴져서요. 그런데 문학 작품들을 읽다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외로움은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어쩌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는 감정이더라고요.
오늘은 ‘외로움’을 정면으로 다룬 문학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내면의 고독이 나를 만든다
싱클레어는 내내 혼자입니다.
어릴 적부터 또래와 다르다는 느낌,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감각.
이 소설을 10대에 읽으면 그냥 청춘 소설인 줄 알지만, 나이가 들어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헤세가 말하고 싶었던 건 결국 고독을 피하지 않고 통과한 사람만이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데미안이라는 존재도 결국은 싱클레어 내면의 또 다른 자아였으니 외로움은 자기 자신을 대면하게 만드는 입구였던 거지요.
이미 읽어 보셨던 분들도 한 번 더 읽어보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알베르 카뮈 '이방인', 세상 한가운데서 혼자인 인간
뫼르소는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울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슬퍼하지도 않고, 사회적 감정을 수행하지 않습니다. 그는 세상 한복판에서 완전히 혼자가 됩니다.
카뮈는 이 인물 뫼르소를 통해 묻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이 내 안에 있는 건지, 아니면 사회가 요구하는 감정 코드를 따르지 못해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해..
사실 읽으면서 불편하고 그 불편함이 꽤 오래 남는 책이지만 어쩌면 ‘진짜 외로움’에 가장 솔직하게 다가간 소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고독은 사랑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하루키의 소설에는 항상 혼자인 사람들이 나옵니다.
'상실의 시대'의 와타나베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남겨진 자로서 살아가는 이야기지만 이상하게도 이 소설을 읽으면 외로움이 꼭 ‘나쁜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하루키의 문장들은 고독을 낭만화하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다정합니다.
외로움이 우리를 더 세심하게 만들고,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걸, 하루키는 이 소설을 통해 조용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버림받은 자의 존엄
이 작품 모르면 외계인..
장발장은 19년을 감옥에서 혼자 버텼습니다. 출소 후에도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존재였지요.
이 소설에서 가장 강렬한 외로움은 어쩌면 미리엘 주교가 은촛대를 건네는 장면 직전, 아무 데도 받아주지 않아 밤거리를 떠도는 장발장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위고는 이 작품을 통해 결국 가장 극심한 외로움 속에서도 한 사람의 진심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외로움을 통과해야만 닿을 수 있는 어떤 자리가 있다는 것, 이 소설이 그걸 조용하게 보여줍니다.
결국 외로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들을 다시 읽으면서 꽤 위로를 받았습니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구나’가 아니라, ‘외로움을 제대로 겪은 사람이 더 깊어지는구나’ 싶었다고 할까요.
외로움을 이겨낸다는 건 어쩌면 그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저 그 감정과 함께 살아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외로우시다면, 이 책들 중 하나를 꺼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혼자 읽는 책인데, 읽고 나면 덜 외로워지는..
그게 문학의 이상한 힘인 것 같습니다.
작가들은 정말 천재인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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